"교구 만들려고 오징어 해부… 긍정적 영향력 발휘하고파"
: 개인부문 수상(홍채홍_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청한 기자
“짧은 시간이더라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특히 제가 개발한 교육 콘텐츠에 대해, 아이들이 온몸으로 만족감을 표현할 때 가장 기뻤습니다.”
홍채홍 주임은 2019년부터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교육기부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200여 회 활동을 진행하는 한편, 각종 콘텐츠 개발로 맞춤형 교육을 이끄는 등 광폭행보가 인상적입니다. 이를 통해 수혜를 입은 학생만 무려 4,100여 명(2023년 말 기준)에 달하는 등 열정이 대단합니다.
▲‘랜선친구, 해양생물-상어’라는 실시간 화상 수업을 진행 중인 홍주임의 모습.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활동에 많은 이들이 수혜를 입고 있습니다. 제공: 국립해양생물자원관▲
Q. 2023년 교육기부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A.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해양생물 분야의 경험을 공유하는 한편, 그들의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교육기부대상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 기뻐요.
Q. 교육기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사람은 누구나 방황을 합니다. 저 역시 학생 때 진로를 방황하고, 많은 고민을 할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진로선택의 폭이 좁아 제가 저를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배움의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깨닫고, 교육기부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특히 환경적 요인으로 배움의 기회가 적은 아이들에게, 그들의 잠재성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지식 전달이 전부는 아냐… 성취감과 흥미 느끼도록 노력”
Q. 다방면으로 진행되는 활동이 인상적입니다.
A.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선 해양과학교육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동시에, 다양한 교육수혜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위치한 충남 서천군 장항읍과 그 인근은 현재 농어촌지역으로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곳입니다. 이에 지역 학교와 연계한 ‘지역인재 키우기 프로젝트’를 통해 중고등학생에게 해양생물 관련 진로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특수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한 ‘바다나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대상별로 해양생물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작은 성취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외에도 희귀 난치성 환우 및 가족에게 해양생물과 예술의 융합을 제시하는 ‘마린아티스트’, ‘청소년 진로 멘토링’ 등도 있습니다.
Q. 코딩봇, 보드게임, 활동북 등 다양한 방식의 교육 콘텐츠 활용도 유명합니다.
A. 학생들에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려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오징어해부교구인데요, 실제와 유사한 교구재를 제작하기 위해 오징어를 직접 해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동료들이 제 책상 근처에만 오면 “오징어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등의 작은 헤프닝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습니다.
최근엔 코딩봇을 활용해 해양생물․환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활동북(우리바다 터치코딩)을 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특수학생 맞춤형 교육을 진행했어요. 아이들로 하여금 “해냈다”라는 성취감과 해양생물에 대한 지식을 한꺼번에 전해줄 수 있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코딩봇, 보드게임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통해 맞춤형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왼)코딩봇을 활용한 수업 현장 (오)진로탐색 교육 . 제공: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상어 선생님이다!”… 뿌듯함 느끼게 된 한 마디
Q. 진정 교육기부를 즐기는 모습이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A. 지난 2021년 ‘랜선친구, 해양생물-상어’라는 실시간 화상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방문했는데, 우연히 저를 직접 만났습니다. 그때 저에게 “상어 선생님이다!” 라며 반겨줬을 때, 너무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교육기부를 통해 저를 만났던 아이들이 해양생물에 대한 진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열심히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아이들이 저를 집으로 보내고 싶어 하지 않을 때도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럴 때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공존하게 되면서, 더욱 교육기부에 열정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한 사람의 긍정적인 영향력이 다른 사람에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