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우수사례에 참가자 감탄… 공통점은 열정 

- 교육기부 우수기관 사례발표 진행

글: 김청한 기자 

  지난 11월 14일 국립생태원에서 ‘함께하는 교육기부, 우리의 이야기’란 주제로 4개 기관 교육기부 사례발표가 진행됐습니다. 이는 ‘2024 교육기부 추진협의체 워크숍’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 현장체험 관련 기사 

▲2024 교육기부 추진협의체 참여기관 워크숍이 지난 11월 14~15일 양일간 충남 서천국에서 진행됐다. (사진제공: ㈜나은미래플랫폼)▲

“지역 넘어 수도권으로 교육기부 물결 전파” - 국립생태원 사례발표

  먼저 유승화 국립생태원 생태교육부 선임연구원이 교육기부 사업을 소개했습니다. 유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국립생태원의 교육기부 사업은 4가지 주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 선임연구원은 그중 첫 번째인 늘봄학교 지원사업에 대해 “환경부 환경교육팀 요청으로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며 2025학년도 늘봄학교의 확장성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 밝혔습니다. 유 선임연구원은 이어 “학생만큼이나 강사도 줄어들기에 우수 강사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 필수”라며 “국립생태원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손잡고 위촉강사 대상 늘봄교육 프로그램 및 강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국립생태원의 늘봄학교 지원사업 소개 자료집 장면 (자료제공: 국립생태원) ▲ 

  국립생태원의 두 번째 사업은 ‘생생진로톡’입니다. 이는 충청남고교육청과 협업을 통해 지역 학교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24년엔 24개 학교 441명의 학생들을 찾아가 곤충채집․새관찰 등 진로생태교육을 진행했는데요, 유 선임연구원은 “부여 등 일부 지역의 경우 한 학교 학생이 총 10명 수준인 경우도 있다”며 “특히 인구감소지역을 위한 교육기부에 힘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수도권 지역거점에 대한 생태교육도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는 국립생태원이 위치한 충남을 벗어나 역으로 수도권 학생에게도 생태교육을 전파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유 선임연구원은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23년 3월 1일부터 생태전환교육 7시간이 의무화됐다”며 “이에 따라 국립생태원은 고덕평생학습관과 같이 2023년 수도권 위촉강사 18명을 양성하고, 2024년엔 강동구청과 업무협약을 맺어 해당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생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관련 교육을 받은 학생만 4,5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마지막 사업인 복지교육 ‘실버랑 아이랑’은 노인층 생태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2023년 11월 개발된 프로그램입니다. 유 선임연구원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교육 참여도가 낮은 어르신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고민에서 비롯됐다”며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와 함께 체험하며 알려준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교육기부,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사례발표

  이어 권이영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전시교육센터 교육팀장의 사례발표가 진행됐습니다. 권 팀장은 먼저 “전시교육센터는 일정 수익을 내야 하기에 유료로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때문에 명확한 방향성에 따라 기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 팀장에 따르면 수혜자 1순위는 특수학생,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 2순위는 지역 청소년, 3순위는 해양생물 관련 진로 희망학생입니다. 이에 더해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 역시 교육기부 대상자로 꼽힙니다.

  ‘수혜자에게 적합한 교육’ 역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추구하는 교육기부 방향입니다. 인원, 장소, 시간, 장애 여부 등 수혜자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비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권 팀장은 “2024년 기준 24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사전 협의를 통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권 팀장은 이어 ‘바다나눔(2017년~현재)’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이는 지역․사회․문화적으로 소외되거나, 신체․정신적으로 불편한 학생들에게 해양문화 경험을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바다나눔은 특히 유네스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하나인 지속가능발전교육(ESD)에 입각해 교육 대상을 선별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양문화접근 취약계층을 교육대상으로 선정하고, 더불어 SDGs 14번째 목표인 ‘해양생태계 보전’을 추구하기 위해 해양환경 보전 내용을 프로그램에 담았다”는 것이 권 팀장의 설명입니다.

  권 팀장은 또한 “2024년에는 방향성에 맞는 새로운 교육 수혜자를 발굴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상은 바로 어린이 병원 환자들. 넥슨이 후원하는 공공어린이 재활병원에 체험형 자개공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데요, 권 팀장은 “어린이 환자만큼이나 가족, 보호자, 의료인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지금껏 교육기부가 너무 학생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성인들에게도 교육기부가 의미있겠다’는 사고의 전환입니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바다아이’는 농산어촌 소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특화형 교육기부입니다. 권 팀장은 “체험 기회가 적은 격오지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이과는 간호사, 문과는 교사 등 일부 직업만을 말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는 기회를 준다면, 꿈이 좀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엔 실제 연구자들이 참여해 진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전공을 살린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밖에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했던 지역 해양인재 양성 프로그램 ‘바다드림’,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선 사업 등이 소개됐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교육기부 이야기 소개 자료집 장면 (자료제공: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소프트 스킬 배우며 포트폴리오 쌓는 기자단 운영” - 한국능력개발협회 사례발표

  이용준 한국미래일보 기자는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은?”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한국능력개발협회의 교육기부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이 기자는 “대학생들에겐 이론보단 실무에 필요한 역량을 경험해보고, 자신만의 진로를 구체화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런 욕구를 반영해 한국능력개발협회와 한국미래일보는 제휴를 통해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한 기자 교육을 넘어, 학생이 직접 본인 관심사를 탐색하며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작업을 통해 실제 사회에 나갔을 때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작업입니다.

  기자단 활동의 큰 축은 사전교육과 피드백입니다. 사전교육을 통해 기사작성 기본능력을 확보한 기자단은 주단위로 이뤄지는 개별 피드백을 통해 점차 실무능력을 쌓아갑니다. 작성된 기사는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다음 4가지 플랫폼을 통해 발행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일반적인 텍스트 기사 외에도 숏폼 동영상이나 카드뉴스 등 다양한 방식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도 습득하게 됩니다.

  공동 취재 역시 기자단 활동의 큰 축입니다. 이 기자는 “공동 주제에 대한 다른 관점을 논의하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협업을 경험하는 것도 큰 의의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단의 또 하나 특징은 자유입니다. 이 기자는 “기업․기관 홍보가 주업무인 여타 기자단과 달리, 대학생 기자단이 직접 자신의 진로와 관심사에 따라 주제를 정하기에 만족감이 더욱 크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과정을 거치며 어려움을 겪고, 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기자단 활동은 언론홍보관리사라는 자격증으로 이어집니다. 이 기자는 “자격증 취득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점차 취득율이 상승해 75%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2023년 7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이뤄진 만족도 조사 결과, 대부분 학생들이 “취업 준비에 실질적 도움 받았다(87.7%)”, “진로탐색에 큰 도움을 받았다(92.4%), “기자단 활동을 통해 동기 부여와 성장의 기회를 얻었다(90.5%)”고 답해 그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이 기자는 마지막으로 “이론적 지식인 하드 스킬을 가르치는 곳은 많지만, 자기주도․협업․의사소통․문제해결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적다”며, “이를 배울 수 있는 기자단 활동을 향후 초중고까지 확대할 방침”이라 밝혔습니다.

“세계적 수준 에듀테크 교육환경 구축할 것”- 원광보건대학교 사례발표

  마지막으로 최미숙 원광보건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가 2024 지역대학연계 늘봄학교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원광보건대학교는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친구’라는 주제로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는 크게 5개 영역으로 나눠집니다.

▲원광보건대학교의 교육기부 교육 설명 자료집 장면 (자료제공: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첫 번째 ‘XR튼튼 친구’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신체활동 체험입니다. 자신의 몸이 어떻게 성장․변화하는지를 이해하고 바른자세를 체험해 보거나, 뼈가 어떻게 자라고 튼튼해지는지 알고 어깨 스트레칭을 배우기도 합니다.

  두 번째 ‘AI책놀이 친구’는 말 그대로 AI를 활용한 그림책 놀이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주도적 디지털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인데요, AI퀴즈․속담놀이를 통해 실생활 적용 가능한 속담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입니다. 최 교수는 “AR․VR 등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체험하는 교육이 호응이 좋다”며 “저학년 프로그램임에도 4학년 참여 요청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 ‘감사잘함 친구’는 학생들의 심리적 안전과 정서적 성장에 중점을 뒀습니다. 감정이 어떻게 변하고, 왜 그런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한편 마음 근육과 마음 면역 개념을 배우고 키우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 교수는 “교수가 직접 마술사 복장을 해 학생들의 시선을 끄는 한편, 감정 쿠키 만들기 등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활동으로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환경안전 친구’는 안전생활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작은 실천을 통해 관련 의식을 향상시키는 교육입니다. 환경보호 히어로라는 개념을 통해 공동체와 함께 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동시에 아이들은 비상상황 대처 방법과 행동 요령을 재미있게 습득합니다. 최 교수는 “심폐소생술 교육 과정에서 어머니가 간호사인 한 아이가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사뭇 진지하게 임하는 등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 ‘홀로그램 친구’는 창의적 사고와 디지털 문해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나만의 홀로그램 키트를 만들어 창의성을 증진하고, 디지털 창의과학 놀이로 디지털 문해력도 키우는 교육입니다. 최 교수는 “많은 부모들의 고민인 자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교육도 준비했다”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적절히 관리하고, 디지털 기기 없이도 즐겁게 활동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원광보건대학교의 이러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은 지역 발전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습니다. 최 교수는 “학령인구가 줄어들며 전국 유치원․어린이집도 줄어들고 있다”며 “대학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에듀테크 교육환경을 구축해 교육발전특구로서의 전북의 정체성을 살려나가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학교 현장에 필요한 디지털 지도교사 양성까지 해결하겠다는 포부입니다.

  이날 워크숍 참석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교육기부자들은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새로운 열정과 아이디어를 얻어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풍성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기대해 봅니다.

▲행사장 한쪽 면에 붙어있는 포스트잇. 이번 워크숍이 긍정적 교류의 장이 됐음을 잘 보여준다. (자료제공: ㈜나은미래플랫폼)▲